최초의 보이스 피싱 소재
넷플릭스에서 알고리즘으로 이 영화를 추천해 줬다. 솔직히 보기는 싫었다. 너무 뻔한 스토리에 결국 한국 영화 특성상 결말은 해피엔딩으로 끝날 것이라는 게 뻔해 보였기 때문이다. 내용도 보이스피싱이라는 이미 많이 나온 소재를 주제로 해서
나 스스로가 재미없을 거라 판단했었다. 그러나 그건 착각이었다. 보이스피싱을 주제로 한 범죄 액션 영화는 사실 '보이스'
말곤 나온 게 없다. 드라마에서 간간이 에피소드로 나왔던 적은 있겠지만 영화는 나온 적이 없을 것이다. 그만큼 한국 영화계가 보이스피싱이라는 범죄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고 또 보이스피싱이 많은 화제가 되기도 하면서 이 영화의 진가를 발휘하는 것이다. 요즘 들어 보이스피싱 범죄의 수법이 점점 더 교활하고 똑똑해지고 있다. 40대 의사까지 사기를 당했단
뉴스를 본 적이 있다. 솔직히 이런 뉴스를 보는 사람들은 속으로 왜 당하는지 이해를 못 할 것이라 생각한다. 나조차 그런 생각을 했으니까 그러나 그 생각은 이 영화를 보고 나서 완전히 달라진다. 여기서 나오는 범죄 스케일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욱 크고 악랄하다. 특히 나와 같은 생각을 했다면 이 영화를 한번 보라고 추천해주고 싶다. 아니다 한국 사람이라면 한 번씩은 봐야 된다. 이 영화가 주는 교훈은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즉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필요한 교훈을 주기 때문이다. 절대로 방심하지 말라는 교훈 말이다.
단 한 통의 전화로 시작된 비극
이야기의 시작은 부산의 한 건설 현장에서 시작된다. 열심히 일하는 건설 현장 직원들에게 의문의 전화가 걸려 오고 그로 인해 딸의 병원비부터 아파트 중도금까지 현장에서 일하던 직원들의 목숨 같은 돈을 전화 한 통으로 잃어버리게 된다. 그리고 그 피해는 주인공 서준(변요환)에게도 날아든다. 그의 아내인 미연(원진아)이 서준의 변호사 친구에게 연락받고 사고가 발생해 합의를 위한 돈이 필요하다고 과실치사로 경찰서에서는 불리하다는 전화를 받고 다급한 상황에 그녀는 7,000만 원을 송금해 버린다. 심지어 현장 사무실에서도 아파트 중도금 30억을 날려버렸단 소식까지 들려온다.
사실 전직 형사 출신이었던 그는 자기 돈과 동료들의 돈을 되찾기 위해 보이스피싱 조직을 추적하기 시작한다. 마침내
보이스피싱 범죄 조직의 본거지인 중국의 콜센터 잠입에 성공한 서준은 거기서 충격적인 범죄 현장의 실체를 목격하게
된다. 개인 정보확보, 기획실 대본 입고, 인출책, 환전소 등 체계적으로 조직화한 보이스피싱 스케일에 충격을 받는다.
그 순간 어디서 들려오는 익숙한 목소리 아내에게 사기를 쳤던 그 변호사 친구 그놈 목소리의 실체를 확인하게 된다. 그는 사람들의 희망과 공포를 심어주는 이 영화의 메인 빌런 기획실 총책 곽 프로(김무열)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복수를 하기
위해 콜센터에서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기 시작하는데.
감상평
이 영화는 좋은 소재를 가지고 사람들에게 좋은 교훈을 가르쳐주는 건 맞다. 그러나 좋은 영화이냐, 혹은 명작이냐의 의미와는 다르다. 보이스피싱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만들었기 때문에 실제로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으로 영화를 감상하니
확실히 나에게도 이런 일이 생길 수도 있겠다 싶은 두려움이 앞섰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이 영화의 아쉬운 부분들이 여럿
존재했다. 일단 주인공이 콜센터까지 잠입에 성공한 부분까진 이해가 가더라도 그가 곽프로의 신임을 사는 부분은 살짝 개연성이 떨어진다고 본다. 전직 형사인 주인공이 범죄조직에 들어가 범죄에 가담한다는 것은 관객의 입장에서 영화의 흐름을 깨는 부분이기 때문에 범죄에 가담하지 않으려 하는 장면들이 들어가는 건 당연하다고 본다. 그러나 어떤 식으로 범죄조직의 눈을 피해 수사를 하느냐에 대해서 스토리 구성이 약했다. 절대 선인 주인공이 절대 악인 악당들의 소굴로 들어가는 클리셰는 많이 존재한다. 그런데 주인공을 감시하는 범죄조직이 너무 허술한 것일까? 전화기 앞에 며칠을 있는데도 그는 아무런 의심을 사지 않는다. 그리고 어떻게든 주인공을 범죄에 가담시키지 않으려는 영화 속 상황들 때문에 결말 부분에선 많은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곽 프로는 사악한 인물이 맞지만 너무 쉽게 당하는 부분에서도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천 본부장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까지 그래서 후반부로 갈수록 그들의 악랄한 수법에 분노가 차오르며 주인공이 어떻게 이 진실을 세상에 알리고 대처할까 궁금해지면서도 악당의 허술함을 보는 순간 긴장감은 완전히 사라져 버린다. 그래서 아쉬운 작품이라 생각된다. 좀 더 치밀했다면 좋았을 것이다.
그래도 이 영화는 보는 걸 추천한다.
변요한의 연기, 김무열의 곽 프로 연기는 정말 명품이었다. 김무열이라는 배우는 이런 악당 캐릭터를 연기했을 때 진가를 발휘한다. 특히 그의 대사 중 "보이스피싱은 공감이다"를 듣고 어이가 없으면서도 사람의 심리를 아주 잘 파악하는 괴물이다.라는 생각을 하게 했으며 "헬조선이라는 말에 맞게 진짜 지옥을 보여주겠다."라는 대사를 할 때는 솔직히 소름이 돋았다. 김무열은 돈에 미친 악마가 되어있었고 특히 이 대사를 하면서 나오는 다음 장면들은 진짜 이런 일이 생길 수도 있겠다. 아니 이미 이런 사기가 어디선가 벌어지고 있다.라고 확신할 정도였다. 취준생에게 합격 통보를 하고 그들에게 정부에서 지원해 주는 청년대출로 사기를 치는 악랄한 수법을 보니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공포는 인간이다.라는 결론에 다 달해있었다.
인간이 언제 가장 무너지기 쉬울까? 바로 희망인 줄 알았던 게 사실은 절망이었다는 결과를 받아들여야 할 때다. '보이스'는
이런 인간의 심리를 보이스피싱이란 소재에 아주 잘 담아낸 영화이다. 이 영화는 한 번쯤은 봐야할 교육영화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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